[민요]
모심을 때(오전)
물고야 청청 헐어놓고 주인양반은 어디로 갔나
문어전복 에여들고 첩에야 집으로 놀러갔네
모야모야 노랑모야 니 언제 커서 열매 열래
이달 크고 저달 커서 그 훗달에는 열매 여네
농사철이 닥쳤는데 신농씨는 어디로 갔노
신농씨 가신지 언제라고 신농씨 찾아 인제 왔노
해당화야 해당화야 명사십리 해당화야
해당화꽃이 곱다 해도 우리 님 얼굴을 당할쏘냐
머리야 길고 고운 처녀 줄뽕낢에서 앉아 우네
줄뽕 갈뽕은 내 따 주마 백년 해로 나와 하자
서울이라 한 골목에 처녀야 총각이 난길 가네
석자 수건 목에 걸고 그 처녀 따라 내 갈라네
춘풍을 잡아 비를 매야 부모 산소에 눈을 쓰니
부모생각에 눈물 나고 손발이 시려 더욱 섧다
서울이라 반지경에 지정 닷말 모를 부어
지정꽃은 피건마는 부모꽃은 아니 피네
서울이라 왕대밭에 금비둘기 알을 놓아
그 알 하나 나를 주면 금년 과거 내하련만
님이 죽어 연자가 되어 춘세 끝에 집을 지어
들명 보고 날명 봐도 님인줄은 내몰랐네
찔레꽃을 살짝 데쳐 님의 버선 볼을 걸어
님을 보고 보선 보니 님줄 생각 전혀 없네
찔레꽃은 장가를 가고 석류꽃은 유객가네
만인간아 웃지마라 씨종자를 보고가네
사랑 앞에 화초를 심어 화초밭이 묵어나도
우리 백남 어디로 가고 화초밭이 묵어나노
담안에다 꽃을 심어 담밖으로 휘어졌네
길을 가는 호걸양반 그 꽃 보고 길 못가네
동래 부산 찬물탕에 목욕하는 저 처녀야
남의 댁이 아니였으면 내 첩을 삼을 것을
진주 덕산 안 사랑에 장기 뜨는 저 선부야
장기랑은 그만 뜨고 요조숙녀 나를 보소
이 논빼미 모를 심어 금실금실 보기 좋다
부모없는 어린 동생 갓을 씌워 영화로다
주천당 모랭이 썩돌아서니 술안먹어도 술낸난다
말을 몰고 꽃밭을 가니 발굽마다 향기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