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
풍신제
정월 그믐날, 밤이 오면 문전에 황토(黃土)를 깔고 대문이나 삽짝에 푸른 잎이 달린 대가지를 몇 개 꽂은 금줄을 걸어서 걸인이나 병자같은 부정한 사람의 출입을 금한다.
이날이 되면 각 가정의 규수들은 깨끗한 그릇을 가지고 가까운 공동 샘에 가서 정화수(淨化水)를 떠 온다.
그리고 사람들 발에 밟히지 않는 황토를 치마 폭에 싸가지고 와서 붉은 베조각을 깐 주방 선반 위에 정화수와 황토를 얹어 놓고 촛불을 밝히고 술과 음식을 차려 그 해의 풍년을 빈다.
간혹 처녀들이 길러오는 정화수에다 마을의 짓궂은 머슴애들이 불결한 손이나 흙을 넣어 순진한 처녀들을 울리는 경우도 있었다.
처녀들이 길어오는 샘은 은생이샘· 수통골샘· 통샘· 광대바위샘· 자산동샘·갈밭샘 등을 들 수 있는데, 그중 북마산 파출소 뒤에 있는 은생이샘과 한국은행 마산지점 앞에 있는 수통골샘, 구 고려모직회사에 있는 갈밭샘, 광대바위샘(지금의 蒙古井) 등은 마산에서 이름난 네 개의 샘이었다.
이들 샘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 은생이샘 : 널리 불리는 은샘을 부르기 쉽게 은생이샘이라 부르게 되었다.
- 수통골샘 : 통샘이라고도 하는데, 이 샘가에 물나가는 수통이 있었다.
※ 그 시절에는 남녀가 물을 지거나 이고 다녔고, 물 그릇이 나무로 만든 통이어서 통샘이라
불리게 되었다.
- 갈밭샘 : 과거에는 그 근처에 온통 갈대밭이 무성하였고, 꼬막이 많이 생산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꼬막을 캐다가 목이 마르면 이 샘물을 마셨는데, 주변에 갈대가 많았기 대문에 갈대밭에
있는 샘이란 뜻으로 갈밭샘이라 불리게 되었다.
- 광대바위샘 : 현재 몽고정 뒤에 철로가 생기기 전에는 큰 바위가 있었고, 그 바위 위에서
탈춤이나 광대놀이를 하였기에 광대바위샘이란 이름이 생겼다.